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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ITE ALONE

2019. 5. 7.

*마다가스카 시리즈

 

 검은색 SUV는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호텔 Ambassador 최상층 스위트의 예약 현황 또한 변동 사항이 없었다. 며칠을 간격으로 몬테 카를로로 새로 들어오는 사람들은 그 차를 항상 며칠 간 자리를 맡아 놓았다고 생각했고, 호텔 프런트의 예약을 관리하는 직원들은 어떤 돈 많은 사람이 몇 달간 여행을 목적으로 방을 잡아둔 것이라는 소문을 입에서 입으로 옮기고 있었다. 소문의 진실이 파악되지는 않고 있었는데, 방해하지 말라는 표시가 문고리에서 떨어진 적이 없었기 때문이고, 금장식을 단 검은 SUV의 위압감은 상당해서 누구도 안을 들여다보려는 시도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호텔의 최상층에서는 생각보다 다양한 일이 벌어지고 있었는데, 그것은 보안과 수사 관할과 관련된 몇 가지 국제 사법규정을 어기고 있는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하지만 화면을 노려보고 있는 당사자는 그런 것에 개의치 않았다. 그의 관심사는 어떻게 하면 정보망을 피하도록 단련된 사람을 정보망 안으로 들여와 접선을 시도하느냐였다. 불가능한 소리처럼 들리지만, 그는 몇 개월의 시간과 살짝 미뤄질 수 있는 여유기한을 가진다면 아프리카의 사바나에서도 비행기를 만들어 띄울 수 있는 남자였다. 따라서 인내심과 실패를 넘길 수 있는 여유는 그에게 꼭 필요한 요소이자 그가 갖추고 있는 요소였던 것이다. 하지만 변하는 것이 없는 지가 오래인 화면을 보고 있으면서 두 가지는 점점 줄어들고 그에게 남은 것은 조급함과 표현되지는 않고 있지만 쌓이는 화, 그리고 의문이었다.

 스키퍼는 어디로 갔는가?

 주기적으로 LARV 안에 설치한 추적 장치를 돌리고, 그 장치의 결과를 받으면서 커피를 마시고, 정보가 너무 방대해 주 동력원의 고갈이 의심되면 핵융합 원자로를 꺼내 보조 동력원으로 삼고, 방해하지 말라는 표시에 대한 보상으로 리코와 프라이빗을 시켜 호텔 방을 수시로 정리하게 하는 그 모든 과정을 몇 번씩이나 반복하여도 그가 원하는 답은 나오지 않았다. 찾을 수 없었다. 그의 앞에 놓인 모든 단서를 머리로 생각해 낼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분석하고 그것을 따라가도 찾을 수 없었다. 그의 대장이 작정을 하고 흔적을 지운다면 누구든 찾을 수 없을 것이라는 확신은 있었지만, 그래도 그 '누구든'에 본인은 제외되기를 바랐었다. 그는 스키퍼의 부관이었으니까. 그의 오른팔, 그의 눈과 귀, 그리고 가장 믿을 수 있는 사람. 하지만 스키퍼는 누구도 믿지 않는 스타일이었고 결과는 이렇게 나타났다. 그는 지금 자신을 이렇게 절박하고 조급하게 만든 스키퍼가 미웠다. 어디로 간다는 말도 하지 않고, 심지어 떠난다는 말도 하지 않고 갑자기 사라져버린 대장에 의해 부관은 일자리를 잃은 셈이나 마찬가지였다.

 코왈스키는 미간을 찡그렸다. 그것은 그가 지금 할 수 있는 스키퍼에 대한 가장 큰 불만 표시였다. 하지만 더 이상의 표정 변화는 없었다. 스키퍼에겐 생각이 있다. 절대 자신의 안위를 우선적으로 생각하여 연락을 끊지는 않는 사람이다.

 그렇게 몇 달이 지나갔다.

 

 

 *리티님 리퀘였습니다.

 *LARV: Luxury Assault Recreational Vehicle, 마다가스카 3에 나온 검은색 SUV

 *작업곡: <Batman : Under The Red Hood> OST 1. A Death In the Family (By Christopher Dra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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