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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왈스킵 이름

2017. 2. 11.

내 이름은 코왈스키에요. 당신 이름은 스키퍼죠. 당신의 이름은 왜 스키퍼인가요. 왜 내 이름은 코왈스키일까요. 왜 우린 이런 이름들에 익숙해져 있을까요. 우리는 왜 이름으로써 서로에게 흔적을 남길까요. 빈 허공에 남아있는 이름이 힘들어요, 스키퍼. 왜 당신은 항상 내 곁에 있지만 내 옆에 없는 것처럼 느껴지나요. 스키퍼. 이름을 부르면 당신이 떠올라요. 혀끝에서 느낌이 맴돌아요. 내 가슴에도 무언가가 내려앉아요. 이름을 부름으로써 무엇인가 관계를 증명하는 일련의 과정이 펼쳐지는 듯 해요. 내 이름을 불러 주시지요. 코왈스키. 난 이 이름이 당신 입에서, 당신 목소리가 당신의 성대를 타고 발산될 때 이 이름에 애착이 생겨요. 왜 내 이름이 코왈스키인지 모르겠지만 난 어쩐지 그 이름을 평생 가지고 살고 싶어요. 당신이 날 알아볼 수 있는 그런 단어, 당신의 목소리로 소리내어지는 나만의 단어, 내 이름. 난 당신 이름을 내 목소리로 내 성대를 타고 전달하고 싶어요, 스키퍼. 부를수록 나는 행복해져요.

아니, 나는 슬퍼요. 내겐 스키퍼라는 단어가 있지만 스키퍼라는 존재는 여기 없어요. 난 볼 수 없어요. 난 만질 수 없고 들을 수 없고 맡을 수 없어요. 난 이름이 있지만 이름 뒤의 존재가 그리워요. 난, 당신, 스키퍼가 그리워요. 보고 싶어요. 이제 이 단어를 소리낼 때면, 스키퍼란 이름을 부를 때면 바스라진 행복함이 입술 위에 내려앉아요. 내 이름, 내 단어 코왈스키도 당신에게 그런 존재였으면 좋겠어요. 그런 존재인가요. 우리 서로, 이름 뒤의 존재를 실감하고 느꼈으면 해요. 난 이제 당신에게 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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