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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재활 2

2018. 10. 30.

181030

1. 심리묘사

티비

가끔 그는 자신이 다른 사람들에게 기댄다는 생각을 하였다. 그것은 썩 기분이 좋은 일은 아니었다. 자신은 어떤 상황에 처하든 그 위험을 헤쳐 나가 결국에는 모험을 쟁취하는 그런 종류의 사람 아닌가. 남에게 기댄다, 즉 의존한다는 것은 곧 기대는 상대보다 약한 것을 의미했고 그는 약한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았다. 오히려 정 반대, 다른 사람들이 기대고 싶어 하는 그런 대상이 되기를 원해 왔다. 하지만 자신이 그 상대를 잘 아는 만큼 그 상대도 자신을 잘 아는 사람은 자신에게 언젠가 흘리듯이 말을 꺼냈다. 나 없으면 못 살잖아. 물론 당시의 그는 또 헛소리를 한다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었다. 없으면 못 살긴, 내가 없으면 못 살 것처럼 구는 건 자기면서. 시간이 지나면서 스키퍼는 자신이 다른 사람에게, 팀에, 본부에 기대어 살아가고 있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는 인정하기 싫었다. 자신이 다른 사람을, 팀을, 본부에 꼭 필요한 사람이기 때문에 그러 것처럼 보이는 것이라 여러 번 합리화를 하면서 마음속 깊은 곳에 있는 약한 모습을 자기 자신에게 숨겼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눈앞에서 결정 사항을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하는 코왈스키를 보면서, 스키퍼는 자신이 부관에게 기대어 살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2. 대화

마다

딜러도 돈에 눈이 멀었군. 베르사유의 왕을 진짜 믿다니. , 우리야 편하지만 말이야.”

블랙리스트는 애초에 고려 대상에 넣을 필요도 없었습니다. 사실 블랙리스트도 돈이 목적이니까, 어떻게 보면 딜러가 더 흥분했던 것도 당연하죠. 그건 그렇고, 저쪽에 관리국 직원이 보입니다. 9시 방향, 한 명, 무장했네요.”

그 여자는?”

아직 보이지 않습니다. 제 발로 걸어 들어오진 않을 것 같습니다. 아마 부하들을 시켜서 동태를 살핀 다음에 본인은 카지노가 폭발할 때 쯤 신고를 받고 달려온 것처럼 위장하는 작전을 쓰는 것으로 보입니다.”

관리국 직원들은 다들 제복만 입혀 놓은 멍청이들이야. 저놈들은 우리가 LARV를 대기시켜 놓은 것도 모를 게 분명해. 아니지, 우리가 나섰다는 건 꿈에도 모를 걸. 대형 차량도 눈치를 못 챌 정도면 대체 잠입은 왜 하는 건지 이해할 수가 없군. 좋아, 코왈스키. 리코가 재미 보고 싶어 해. 전부 걸어. 빨리 끝내지.”

알겠습니다.”

 

3. 상황

뉴욕

부제 겨울의 죽음

겨울이 죽었다. 관념적으로 알고 있는 겨울은 뉴욕의 이 날씨를 설명할 수 없었다. 겨울은 죽었다. 뉴욕에 겨울은 없었다. 겨울 대신 겨울이라는 이름을 멋대로 가져다 붙인 툰드라의 기후가 늘어나는 죽음처럼 스멀스멀 도시를 덮치고 있었다. 사람들은 코트의 깃을 올렸다. 동물의 털은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날개가 돋친 듯이 팔려나갔다. 덕분에 수사관들의 시간에도 날개가 달렸다. 눈은 오지 않아 따뜻한 느낌은 전혀 없는 회색의 우중충한 거리에서 그들은 하루에도 몇 번씩이나 교대를 하면서 겨울이 죽었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아니, 그들에게는 겨울이 죽었다는 것이 아니라 겨울에 일어난 살인사건을 뜻할 것이었다. 맥은 일주일 전에 나갔던 현장에 대한 보도를 이제야 하는 신문 가판대를 지나쳤다. 크게 써진 제목은 겨울의 죽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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