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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왈스킵 해돋이

2017. 2. 11.

To. 소야님


 두 사람은 리코와 프라이빗을 깨우는 것을 포기했다. 시간은 새벽 3시로 이른 것 같이 보였지만 해가 뜨는 것을 보러 가는 데에 걸리는 시간을 생각하면 이때 일어나는 것이 맞았다. 어젯밤 자신들이 먼저 해뜨는 것을 보러가자며 신나하던 둘은 아직도 잠꼬대를 하며 누워 있었다. 코왈스키는 포기의 제스처로 코트를 걸쳤다. 그것을 본 스키퍼는 어깨를 으쓱이며 목도리를 두르고 코트를 입었다. 근처에 있던 펜을 잡고 일어나면 전화나 하라는 메모를 남기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리고 그들은 아직 어두운 거리로 나가며 문을 닫았다.
뉴욕의 새벽은 아직 3시인데도 불구하고 빛이 밝았고 새해를 맞이하기 위한 사람들로 늘 그랬던 것처럼 한산하지만은 않았다. 손을 잡고 걸어가는 연인들도 보였고, 새해를 기념하는 가족들도 나와 있었다. 그 사이를 어깨를 붙이고 걸어가는 코왈스키와 스키퍼도 달라 보이지는 않았다. 사실, 둘은 거리가 목적이 아니라 해가 목적이었다. 거리를 어느 정도 걸어간 다음에 지하철을 탔다. 다운타운 쪽으로 향하는 지하철도 여느 때와 다르게 잘 차려입은 사람들로 가득했다. 스키퍼가 창가를 바라보면서 목도리를 매만지는 것을 본 코왈스키는 뒤로 돌아서 그의 목도리를 푼 다음 다시 해 주었다. 넥타이를 매 주던 것처럼 정갈하던 솜씨였다. 스키퍼는 목도리를 한 번, 코왈스키의 얼굴을 한 번 바라본 다음 고맙다는 눈웃음을 지어 주었다. 지하철이 사우스 페리에 도착했다는 안내방송을 울리자 둘은 내려섰다. 추운 밖으로 다시 나오자 저 가까이에 뉴욕 앞바다가 보였다. 항상 임무가 끝나고 시간이 남으면 다 같이 가서 쉬곤 했던 바닷가. 아직 어두웠지만 곳곳의 조명이 불을 밝히고 있었고 조금 있으면 세상에서 가장 큰 전구가 불을 켤 테니 사람들은 기대하며 여객선에 차례차례 오르고 있었다. 코왈스키는 발을 먼저 딛고 올라 손을 내밀었으며 스키퍼는 그 손을 잡고 사뿐히 올라섰다. 사람들이 올라서자 배는 출발하기 시작했고 바다를 가르면서 나아갔다.
   
난간에 팔을 기대어 허리를 숙여본다. 공기보다 더 차가워 보이지만 그보단 부드러워 보이는 물이 하얗게 터지다가 잠잠해지고 있었다. 변화가 지나갔지만 금세 잔잔해지고 하나의 큰 흐름을 만들었다. 물을 따라, 지나간 1년 동안 지나간 행복했던 일들, 서로 얼굴을 붉혔던 일들, 목소리를 올렸던 일들이 있었고 그 시간만큼 그들은 점점 서로에게 익숙해진 감정들을 서로를 위해 베풀 수 있었다. 팔을 겹쳐 난간 위에 올려놓았던 코왈스키의 한쪽 손 끝으로 스키퍼의 손이 가까이 왔다. 장갑을 낀 손가락 끝이 닿아 왔다. 스키퍼는 고개를 돌려 코왈스키를 바라보았고 시선을 느낀 그도 고개를 돌렸다. 서로의 눈이 마주쳤다. 파란 눈빛 사이로 붉은빛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스키퍼의 주머니의 전화가 울리고 있었지만 둘은 눈치 채지 못했다. 나중에 볼 얼굴보다는 지금 보고 있는 얼굴이 눈을 채우고 있었다. 
둘은 따뜻함을 느꼈다. 새해의 새 해도 따뜻하게 올라오고 있었다.
  

-
리퀘 원문: 콸스킵을 보고시어 하셨으니......새해 해돋이를 보려고 했는데 대원들이 밤에 늦게잤는데 리코랑 막둥이는 늦잠자고 대장님하고 콸이는 해돋이 보러 해 잘 드는곳에 와 있는걸로..
  
  
 
늦어서 죄송합니다새해를 키워드로 주셨는데 한 20일 지나다보니까 새해가 새해가 아닌 것처럼 되어버려서 밍기적거리다가 이제야 씁니다 바보...그리고 벌써 한달이갔네요 시간 참...
올해는 이루고 싶으신 일 하고 싶으신 일 다 마음대로 되셨으면합니다ㅠㅠㅠ소야님 감사하구 언제나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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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왈스킵 칭찬

2017. 2. 11.

To. 구누님


자네는 말이야, 코왈스키······.”
말씀해 보시죠.”
  
코왈스키는 눈웃음을 지으면서 잔을 입에 가져다 댔다. 얼마만에 그의 대장이 그의 이름을 취한 목소리로 부르면서 말꼬리를 늘리는 것을 듣는 것인지 감도 오지 않을 정도였다. 한 가지 중요한 점은 지금은 스키퍼의 얼굴이 달아올라서 빨개진 채로 평소와는 다른, 그러니까, 귀엽다고 표현할 수 있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는 것이었다. 코왈스키는 그의 대장이 자신의 이름을 한 번, 두 번 부를 때마다 심장이 떨리는 것을 느꼈다. 감각이 예민해져 있었고 작은 반응에도 쉽게 달아올랐다. 그는 마음을 타고 빨개지는 얼굴을 가리기 위하여 알코올로 그 변화를 대신하였다.
  
좋은 점이 참 많은 것 같단 말이지....”
  
손가락으로 입 주위를 닦던 코왈스키는 의아해졌다. 방금 전까지 대화의 주제는 분명히 이번 임무에서 리코가 날뛰느라 시간이 두 배로 들었던 것에 대한 불평 아닌 불평이었던 것 같았기 때문이다. 스키퍼는 리코를 탓할 순 없지만 어느 정도 통제를 하는 법을 가르쳐야겠다고 이야기했다. 거기에 코왈스키는 이미 충분히 하고 계시다고 설명을 덧붙여 주었다. 그랬더니 스키퍼는 뜻밖에도 미소를 지으면서 평소와는 다르게 말이 좀 통한다며 만족스러워했다. 대장의 말에 평소와는 다르다는 수식구가 붙은 것이 민망했지만 코왈스키는 기분의 전환을 느낄 만 했다. 그 바로 전에는 코왈스키가 프라이빗에 대해서 애가 사춘기가 온 것 같다고 이야기하자 부쩍 자신에 대해 관심이 늘었다는 스키퍼의 대답도 돌아왔었다. 코왈스키는 그에 따라 자신에게도 일말의 불평 아닌 불평과 같은 무언가가 날아오리라 생각했었다. 그것이 여태까지의 이야기 흐름에 맞고, 논리적으로 알맞았으니까. 그런데 눈앞의 취한 스키퍼는 코왈스키의 예상만큼 정확하게 행동하는 상태가 아니었다.

, 제 어떤 점이 좋으십니까?”
자네가 이야기해 봐.”
...어렵군요. 저의 좋은 점이라. 일단 자료 분석이나 작전에 관련된 일들?”
그래, 그것도 있지. ?”
또요? ...과학 하나는 누구한테 뒤지지 않을 자신이 있죠.”
그래!”
  
갑자기 자신을 똑바로 바라보면서 스키퍼가 목소리를 높이자 코왈스키는 당황스러웠다. 방금 거는 아니라는 소리가 나올 줄 알고 이야기한 거였는데. 스키퍼는 계속 말을 이어나갔다.

가끔 터지지만 않으면 자네 발명품도 기발하단 말이야! 그리고 그, 그 실험하는 것들도. 물론 난 하나도 못 알아먹겠지만 이야기할 때나 연구할 때 보면 멋있어 보여. 그래! 안 터뜨리기만 하면 말이야. 자네 과학 하는 게 그렇게 골칫거리는 아니라고.”
전 싫어하시는 줄 알았는데...”
내가 그랬잖아, 안 터뜨리기만 하면 된다고.”
코왈스키는 속으로 앞으로 모든 발명품에 발화물질을 넣지 말아야겠다고 속으로 다짐하고 있었다. 지금까지 들은 말들로만으로도 그는 충분히 가슴 한구석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스키퍼는 코왈스키의 눈을 마주보면서 다른 면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눈과 눈 사이로 진심과 환상이 겹쳐 지나갔다. 파란 눈과 눈이 마주쳐서 파랗게 서로의 마음을 물들이고 있었다. 차갑지 않고 위안을 주는 따뜻한 파란색. 서로가 서로의 눈을 보면서 느끼는 그런 색깔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생각해 봐, 내가 겨우 네 명인 특공대 대장이라고 해도, 모든 일을 다 알고 다 처리할 순 없잖아. 그래서 2인자 위치가 중요한 건데, 자네만큼 잘 하는 사람이 어디에 또 있겠나. 난 내 오른쪽에 있는 사람이 아침마다 훌륭한 커피를 내려놓고 서류가 딱 정돈되어 있어서 난 확인만 하면 되고, 임무지에 대한 정보는 내가 브리핑만 들으면 되도록 내 일상을 설정해 주는 게 정말 마음에 들지. 그게 자연스럽다고 느끼니까. 어쩔 수 없이, 자네가 내 행동 방식에 익숙해진 것처럼 나도 자네에게 익숙해져 있고 적응되어 있네. 그저 시간이 흘러와서, 내 곁에 오래 있어서 만들어진 관계가 아니라 내가 자네에게, 특히 자네가 나에게 신경을 쓰고 생각을 하는 시간이 겹쳐져서 생겨난 것이지. 결론은 말이야,”
스키퍼는 잠시 뜸을 들였다. 코왈스키의 눈이 반짝거렸다. 평소엔 무표정했지만 총기로 반짝이던 눈이었다. 지금은 오랜만에 그가 느껴보는 인간적인 감정 때문이었다. 코왈스키는 자꾸만 눈물이 나오려고 하는 것을 느꼈다. 내가 느끼고 생각했던 것들이, 내가 대장님을 옆에서 보좌할 수밖에 없다고 자신에게 설득시켰던 말들이 스키퍼의 입에서, 자신의 눈을 바라보며 나오고 있었다. 이런 때라면 그는 눈물이 나오는 것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는 스키퍼의 눈을 마주보고 미소를 지었다.
  
그래서, 결론이 무엇인지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자넨 내게 꼭 필요한 사람이야. 훌륭한 사람이지.”
  

스키퍼는 나직히 중얼거렸다. 생각보다 깊은 밤이 흘러가는 기분이었다. 아침에 터져서 망가진 실험실에 대한 불평불만을 늘어놓았던 것만으로 해결되지 않았던 묵은 감정이 쓸려 내려가는 기분이었다. 코왈스키는 자신이 그 말을 할 때 가만히 입술을 깨물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손가락은 다른 손가락을 계속해서 만지며 초조함과 불안함을 내보이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바로 뒤돌아서 나가 버렸다. 그리고 밤중에 늦게 들어온 스키퍼는 먼저 책상에 엎드려 있는 그를 보았다. 술을 마셨는지 얼굴이 빨개져 있었다. 그리고 그는 생각하지 못하게 남의 비밀을 엿들은 기분이 되었다. 그는 꿈을 꾸면서 작게 중얼거리고 있었다. , 제 어떤 점이 좋으십니까? 꿈속의 자신은 그에게 만족스러움을 표현했던 모양이었다. 몇 번의 잠꼬대가 이어지고 나서 기어이 그의 눈에는 눈물이 맺히기 시작했다. 결론이 무엇이냐고 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스키퍼는 그를 바라보았다. 
  
난 자네가 좋아, 코왈스키.”



-


 >>술먹고 코왈스키 폭풍칭찬해주는 스키퍼<<였습니다... 
제가 전개가 잘 안돼서 멋대로 전개를 틀었는데 괜찮을지 모르겠씁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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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왈스킵 무덤

2017. 2. 11.



이런게 어딨음??? 어떻게 내가 아무말도 안했는데 이렇게 갑자기 이렇게 이쁜 코왈스키를 그려주실수가있지요??? 옆에 뱃지봐...졸라 심장터져서 잿가루 가져가시려고 그러는거임 내가암....손가락 반창고는 제아이디어였다 역시 코왈스키는 손가락에 반창고가 있어야지 크 손너무너무이쁘고 안경이랑 머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아개좋아....제무덤이요. 이러는거에 대장님 정색하고 데리러왔으면 좋겠어 근데 먼저 죽는다고 하셨어..그런게어딨어요 내가 대장님이 살린다면 코왈스키가 사는거야으아아악ㅠㅠ


-


그는 많은 것을 원하지 않았다그저 빨리 끝나고 쉬기를 원했을 뿐이었다그 시간이 그렇게 길게 늘어질 줄은 확률적으로도 직감적으로도 알 수 없는 것이었다그는 자신의 손을 쳐다보았다현장에서 붙인 반창고가 많아지고 있었다그는 네 번째를 뜯으면서 상처의 쓰림을 느꼈다며칠간 장갑을 끼고 다녀야겠다고 생각하였다.

코왈스키자네 어딘가?”
  
때맞춰서 시끄러운 배경음 사이로 상관의 목소리가 들려 왔다그는 작게 웃음을 지었다네 번째 반창고가 붙은 손으로 그는 탄창을 갈아 끼우면서 대답했다.
  
제 무덤이요.”
  
말이 잠깐 사라졌다단어의 선택이 미묘하긴 하였지만 그건 자신이 그렇게 느끼고 있던 바였다거울을 봤으면 펄쩍 뛰었을 꼴이었으니까이마의 피가 점점 흘러나오고 있었다.
  
"...농담이 심하군.“
농담 아닙니다빨리 상황 안 끝나면 제가 제일 먼저 죽을 것 같습니다.”
절대 그럴 일 없으니까 이상한 소리 하지 말고조금만 기다려조금만 있으면 끝날 거야무슨 저항을 할 것이란 걸 계산에 안 넣고 지령이 내려왔나..”
하하...”
  
그는 머리카락을 쓸었다손바닥에서 비릿한 냄새와 함께 피가 묻어 나왔다벽 뒤쪽에서 총소리는 점점 커져가고 있었다도플러 효과의 일원이리라그는 한숨을 쉬었다정말로여기가 무덤이라면 소리 정도는 조용하길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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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수고하셨습니다

2017. 2. 11.

뉴욕의 밤은 아름다웠다. 내일이면 다른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는 것을 알려주는 것처럼, 어제까지만 해도 춥던 공기가 오늘 하루만큼은 따스하게 녹아들었다. 밤이 되자 바와 레스토랑들은 평소와는 다르게 환한 조명을 켜 놓았고 간혹 어느 곳에서는 ‘Happy New Year'라고 적힌 종이를 붙이는 작업을 하고 있는 중인 것도 보였다. 기간이 가까워 아직 남은 크리스마스 장식을 새해 장식으로 다시 재활용하는 곳도 보였다. 


실내에서도 12 31일을 축하하는 일들이 벌어졌다. 어느 특공대의 대원들의 기지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졌다. 시작은 연말임무결산이라는 이름 아래에 1년 동안 돌아다닌 임무지와 그간의 브리핑들을 종합한 보고였으나 끝은 다같이 약간의 알코올에 취한 상태였다. 언제나 기지에서의 술자리가 생기면 하듯이 코왈스키가 먼저 깨질 듯 한 머리를 붙잡고 밖으로 나갔고, 조금 있다가 리코와 프라이빗이 잠에 든 것을 보고 이불을 바로 해 준 스키퍼가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그 둘은 언제나 만나던 곳, 센트럴파크 동물원 정문인 벽돌 문 앞에서 만났다. 코왈스키는 스키퍼를 보고 코트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눈웃음을 지어 보였고 스키퍼 역시 코트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로 코왈스키와 눈짓을 하였다. 코왈스키는 스키퍼를 한 번 훑어 보더니 자신의 목도리를 풀었다. 그는 주머니에서 손을 꺼내 입김이 나오는 것을 보며 목도리를 스키퍼의 목 주위에 둘러주었다. 오늘따라 자신에게 신경을 써주는 것 같은-사실 이것은 알코올의 영향으로 인한 잘못된 판단으로 코왈스키는 언제나 그랬었다-코왈스키에 스키퍼는 괜스레 기분이 좋아져서 같이 따뜻한 바에라도 가자고 제안을 하였다. 코왈스키는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고, 스키퍼는 주머니의 지갑을 확인하여 보았다.


둘이서 임무가 끝나고 자주 가던 바에 들어서자 웨이터는 고개를 까딱 하며 자리를 안내해 주었다. 높은 의자 앞의 테이블은 행복한 새해를 기원하는 글귀와 장식들이 놓여 있어 평소와는 다르게 아기자기한 느낌을 주었다. 스키퍼는 코왈스키의 창백해진 얼굴과 대비되는 빨개진 코끝을 보며 물었다. 내가 뭐라도 마실 것 사 주겠네, 오늘은 12 31일이니까. 뭐 따뜻한 차라도? 코왈스키는 고개를 돌리며 파란 눈을 맞추었다. 그는 어리광을 부리는 듯 한 표정으로 말하였다. 와인이요. 와인 사 주시면 안 돼요? 와인? , 와인이요. 아까 마셨잖아. 그래도...여긴 우리 둘 뿐이잖아요. 그래, 알겠네. 와인 두 잔이요.


와인잔을 들고 서로 잔을 부딪히고,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면서 그들은 이제 한 해도 끝이 난다는 것을 생각하고 있었다. 조금의 시간이 흐르면, 나이가 한 살이 더 들 것이고 그들의 머리는 함께 더 지혜로워질 것이다. 목구멍으로 넘어가는 술을 함께 한 잔으로 마시고, 그 도수가 높아지는 날도 올 것이라고 코왈스키는 생각하고 있었다. 스키퍼는, 내년에는 코왈스키가 잠을 좀 더 많이 자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것을 기대하고 있었다. 둘은 그렇게 생각하면서 말없이 와인을 들이켰다. 그리고 나서 코왈스키는 입을 뗐다.


올해도 수고하셨습니다. 스키퍼의 눈이 동그래졌다. 자네가 먼저 그 말을 꺼낼 줄이야. 내가 먼저 하려고 했는데. 그런가요. 아까 마신 술의 영향인지 코왈스키의 말투는 많이 부드러워져 있었다. 낮아진 목소리와 함께 어쩌면 로맨틱한 포지션을 연출해 내었다. 스키퍼도 같이 말하였다. 자네도 수고했네. 언제나 감사합니다. 나도. 그리고 코왈스키는 고개를 숙였다. 그의 귀가 스키퍼의 어깨에 닿았다. 
사랑합니다, 대장님.
얼마간의 정적이 흘러갔다. 12시가 된 종이 울렸다. 바 안에서 작은 소리가 여러군데서 터져나왔다. 축하의 말들, 사랑의 말들.
나도.
코왈스키는 올해가 가기 전에 사랑한다고 한 번 더 말하였고, 스키퍼는 새해에 처음으로 사랑한다고 말을 해 주었다.
  
-

짧게..소재 라벤님께서 주셨습니다!
12월 31일이군요...
2016년에 함께한 코왈스킵만큼 2017년에도 함께할 수 있길.
내년에도 행복하게 마다가스카의 펭귄을 사랑할 수 있길.
대장님,코왈스키, 리코, 프라이빗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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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왈스킵 이름

2017. 2. 11.

내 이름은 코왈스키에요. 당신 이름은 스키퍼죠. 당신의 이름은 왜 스키퍼인가요. 왜 내 이름은 코왈스키일까요. 왜 우린 이런 이름들에 익숙해져 있을까요. 우리는 왜 이름으로써 서로에게 흔적을 남길까요. 빈 허공에 남아있는 이름이 힘들어요, 스키퍼. 왜 당신은 항상 내 곁에 있지만 내 옆에 없는 것처럼 느껴지나요. 스키퍼. 이름을 부르면 당신이 떠올라요. 혀끝에서 느낌이 맴돌아요. 내 가슴에도 무언가가 내려앉아요. 이름을 부름으로써 무엇인가 관계를 증명하는 일련의 과정이 펼쳐지는 듯 해요. 내 이름을 불러 주시지요. 코왈스키. 난 이 이름이 당신 입에서, 당신 목소리가 당신의 성대를 타고 발산될 때 이 이름에 애착이 생겨요. 왜 내 이름이 코왈스키인지 모르겠지만 난 어쩐지 그 이름을 평생 가지고 살고 싶어요. 당신이 날 알아볼 수 있는 그런 단어, 당신의 목소리로 소리내어지는 나만의 단어, 내 이름. 난 당신 이름을 내 목소리로 내 성대를 타고 전달하고 싶어요, 스키퍼. 부를수록 나는 행복해져요.

아니, 나는 슬퍼요. 내겐 스키퍼라는 단어가 있지만 스키퍼라는 존재는 여기 없어요. 난 볼 수 없어요. 난 만질 수 없고 들을 수 없고 맡을 수 없어요. 난 이름이 있지만 이름 뒤의 존재가 그리워요. 난, 당신, 스키퍼가 그리워요. 보고 싶어요. 이제 이 단어를 소리낼 때면, 스키퍼란 이름을 부를 때면 바스라진 행복함이 입술 위에 내려앉아요. 내 이름, 내 단어 코왈스키도 당신에게 그런 존재였으면 좋겠어요. 그런 존재인가요. 우리 서로, 이름 뒤의 존재를 실감하고 느꼈으면 해요. 난 이제 당신에게 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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